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Jurassic World: Dominion, 2022)을 관람하고 왔다.
개봉일 바로 판교 CGV IMAX에서 관람하였다.
쥬라기 월드 1편을 만들었던 콜린 트레보로우가 다시 메가폰을 잡고 기존 배우들의 계속해서 나와 마무리를 짓는 시리즈 마지막이다. 부제 Dominion은 지배, 영토 이런 뜻인데 인간과의 공존과 연관이 있을 법 하다. 상당히 많은 종류의 공룡들이 나온다. 물론 개별적인 설명은 없겠지만 비주얼적으로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유추할 수 있다.
쥬라기 공원 3편, 쥬라기 월드 3편 이번이 여섯 번째작으로 30여년 전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 기존 배우들이 예고편에 등장하며 치트키를 쓰며 피날레를 장식했음을 알렸다. 사실상 랩터 천국? 지옥?인 이번 쥬라기 월드 시리즈에서 과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그리고 2편 마지막에 공룡들이 세상으로 나오는 장면을 보고 당시에 다음 3편을 상당히 기대했던 게 생각났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6월 1일에 개봉, 문화 선진국(영화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으로서 가슴이 웅장해진다. 코로나가 끝나서 극장에 옆 자리 비우는 것 없이 사람들이 꽉 차고, 초반에 팝콘을 쩝쩝대며 먹는 잼민이들 때문에 한숨이 나왔지만 아이맥스관은 그래도 매너가 좋은 편이라 큰 불편없이 봤다. 옆 자리에 꼬마 애기가 앉았는데 이거 놀래키고 소리지르고 무서워서 봐도 되나 싶었는데 떼 안 쓰고 잘 보더라.
리뷰에 앞서 사족을 달자면 원래는 IMAX 카메라로 찍은 분량이 없는 영화는 아이맥스관에서 보면 안되겠다고 다짐했고, 본 적이 없다.
먼저 가격면에 있어서 아이맥스는 너무 비싸다. 이 다짐을 한 시기가 판교 17000원인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20,000 원으로 부쩍 올랐다. 그래도 일반관보다 몇 천원 비싼 값은 당연히 하기 때문에 인정하는 부분이라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겠다.
아이맥스로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화질과 그에 준하는 영상의 선명도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아이맥스 영화들이 전체 분량을 아이맥스로 찍지 못하고 일부만 찍는 방법을 택한다. 아이맥스로 찍는 게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나. 그래서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보다 보면은 어떤 장면은 화면 비율이 바뀌면서 아이맥스 씬, 어떤 장면은 다시 비율이 바뀌면서 일반 카메라로 찍은 씬으로 전환되곤 한다. 이 순간 아이맥스 촬영의 위엄과 일반 카메라와의 차이 체감을 강하게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몇 번 있다보니깐 그 이후부턴 어지간한 분량 이상이 아이맥스 촬영이 아니면 보게 되지 않더라. 물론 아이맥스 비율과 포맷으로 리마스터를 해서 상영을 한다고는 하지만 전혀 따라올 수가 없다.
이번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 역시 내 기준에 있어서 일반관에서 봤어야 하는 영화이다. 아이맥스 촬영 분량이 없고 비율은 아이맥스로 보기엔 다소 허전한 2.00:1이다. 아이맥스관에서 상영만 할 뿐 속 빈 강정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맥스에 돈을 지불할 이유가 없는 영화였단 말이다.
그런데 왜 아이맥스에서 보았는가? 그건 닥터스트레인지2를 보기 전에 나온 예고편이 "어머 이건 아이맥스에서 봐야돼!" 를 속으로 외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쥬라기 월드는 극장에서 볼 영화였지만 큰 기대는 없어서 예고편을 봐도 되고 안 봐도 되는 수준이었는데, 극장에서 나오길래 봤는데 스토리도 그렇고 짧은 분량의 아이맥스 체험도 그렇고 상당한 만족감과 기대감을 주었다. 그래서 택했다.
그래서 결과는?
많이 실망했다. 기대감 없이 보는 영화와 기대를 품고 보는 영화는 리뷰에 있어서도 냉정하게 달라지긴 한 부분이 있겠다만, 공룡이란 공포감을 조장하는 크리쳐물(?)로써의 역할과 가족의 유대감을 표현하기 위한 휴먼 스토리 모두 번뜩이는 점 없이 진부했다. 조조로 봐서 좀 피곤한 부분이 있었겠지만, 내용 중에 일부 순간에는 지루해 잠들 뻔한 부분을 공룡의 포효로 깬 부분도 있었다.
특히 내가 제일 기대했던 것은 인간 세상에 풀려나 공존하는 공룡 스토리와 창의적인 액션이었는데, 그런 장면은 극히 초반 일부만 해당이 되고 다른 부분은 다시 예전처럼 고립된 외딴 섬, 테마파크의 공룡들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무한 반복의 포맷 늪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트키가 되어가고 있는 기존 시리즈 캐릭터 돌려쓰기도 시리즈의 광팬이 아니다보니 얼굴 까먹기 직전이어서 시시했고 랩터도 시리즈 내내 써먹은 지라 진부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위치하는 두 거대 공룡들과의 싸움도 하품이 나왔고 권선징악이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와 역시나 뻔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주인공 그룹에도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아이맥스로 봐서 더 실망한 부분이 있다. 일반 카메라로 찍어서 그런 지 픽셀이 느껴지는 어설픈 해상도가 계속해서 초반에 눈에 들어와서 '아 일반관에서 볼 걸'하는 생각이 들었다. 큰 상영관인 만큼 더 생생하고 웅장하게 본 건 맞겠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만족을 시켜줘야되는 게 개인적으로 아이맥스관이 주는 행복이 아닐까 싶지 말이다. 예고편이 4k로 보여줘서 일반관에서 흔히 사용하는 2k 아닌 4k로 상영을 했을 것 같았는데, 겨우 이 정도 선명함밖에 표현해내지 못한나? 화면이 너무 커서 그런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튼, 이렇게 악평을 쏟아내니 절대 보면 안될 것 같은 망작처럼 좀 심해보이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so so 하다 느낌이다. 일단 가슴 속에 공룡을 품지 않고 자란 남자가 어디있겠는가? 언제나 봐도 즐거운 괴수들을 점점 발전해나가는 영상에서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시리즈 세 편 모두 다 극도의 기쁨을 누린 적이 없는 건 아쉽지만, 마지막을 보내주면서 또 새로운 리부트, 혹은 시퀄이 나오길 진심으로 바라며 응원한다.
여기부턴 스토리 리뷰
<도입부 - 공룡과의 공존, 주인공들의 현재 모습>
시작은 공룡들이 인간과 어떻게 공존하며 있는 지, 그리고 거기서 이득을 취하는 자들과 기업에 대한 소개, 그리고 오웬과 클레어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하여 보여준다. 공룡을 무슨 강아지 조련하듯 한다.
<새끼 랩터와 주인공 딸, 그리고 납치>
랩터 블루는 자기와 똑같이 생긴 새끼를 낳았고, 폴른 킹덤에서 나왔던 메이지가 등장한다. 새끼 랩터와 메이지는 어떤 세력에 의해 납치되는데..
<메뚜기 떼, 쥬라기 공원 배우들의 등장>
갑분 트라이아스기 쯤 있었을 법한 거대 소름돋는 메뚜기 떼의 등장. 쥬라기 공원에 나온 엘리 새틀러(로라 던)가 등장하며 '바이오신'이란 기업이 이 메뚜기 떼를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의심한다.
앨런 그랜트(샘 닐) 아저씨 역시 등장. 중후하고 멋있게 늙었다. 공룡 뼈를 발굴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실상 쥬라기 공원은 다 까먹어서 배우들도 가물가물하다.
이 때쯤 영화에서 꽤 큰 비중인 흑인 배우 드완다 와이즈가 등장. 극 중 이름은 카일라 왓츠. 물건을 불법으로 운반해주는 비행기 조종사, 메이지가 납치당하여 잡혀가는 걸 지켜보고만 있다.
<구출을 위한 몰타 액션 씬>
메이지를 찾아 몰타에서 한바탕 신나게 액션씬을 촬영.
길러진 공룡들은 레이저를 비춘 대상을 끝까지 따라가서 죽인다. 1편에 나와 오웬과 함께 공룡들을 관리했던 흑인 조련사 역시 나온다. 모두 레이저를 맞아서 초토화.
오웬은 오토바이를 타고 열심히 튄다. 이런 도심 액션 아주 찰지다. 지형지물과 이색적인 공간에서 어울리지 않는 공룡이 뛰어드는 세상이라니. 아주 즐겁다.
<메뚜기 떼 증거 수집>
바이오신사에 초대를 받아 잠입을 시도. 내부에 조력자 이안 말콤이 있다. 메이지도 이 곳에 잡혀와 있다. 이전 배우들을 영화의 조연 느낌으로 쓴 게 아니라 준주연급으로 엄청난 분량을 할당하였다. 근데 그게 공룡이 아니라 메뚜기? 음. 배우들이 조금 아쉬워했을 것 같다.
<회사로 비행기 액션씬, 얼음 액션>
오웬과 클레어가 오는 걸 알고 바이오신의 운영자 루이스 도지슨은 익룡들의 고도제한을 해제. 익룡들은 높게 활보하며 주인공의 비행기를 추락시켜 버린다.
홀로 떨어진 클레어. 숨막히는 씬이다. 이후 오웬과 카일라와 합류한다.
이 때, 회사 내부에서는 샘플 채취를 완료한 구 주인공들과 메이지가 만나서 이안 말콤과 같이 탈출한다. 이 부분에도 몇몇 씬들이 있었는데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메뚜기 떼 분석 마치고 액션, 기존 주인공들의 합침>
구주인공과 신주인공들의 만남. 이제 탈출하는 일만 남았는데 연구소 실수로 메뚜기들이 불에 탄 채 탈출하고, 연구소 내 공룡들이 서식하는 숲은 초토화가 된다. 근데 주인공들은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이제 탈출만 하면 된다.
<탈출 과정 중의 액션>
가장 큰 육상 육식 동물로 기가노토사우르스를 계속 언급한다. 영화가 주는 긴장감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역치가 높아져서 그런가 다들 주인공같아서 안 죽을 거 같아서 그런가, 혹은 공룡들이 초반에 계속 너무 멍청하게만 나와서 그런가.. 뭔가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블루의 새끼 랩터도 구출해주는 오웬. 메뚜기 떼를 원상복귀 시키기 위해 헨리 우도 함께 구한다.
탈출 과정에서 약간의 액션이 있긴 한데 흠..진부하다. 루이스 도지슨은 딜로포사우르스에게 최후를 맞이한다.
<디엔에이 체취 등 결말>
메이지는 특정 부분의 DNA 일부가 엄마에 의해 교체됐는데 이걸 이용하여 메뚜기 떼를 일망타진할 수 있다 한다. 랩터는블루에게 도망가고 오웬과 짤막한 감정 교류를 한다. 그러고 다른 생명체와의 공존에 대한 소망?같은 것을 던지며, 또 다시 공룡만이 사는 세상을 고립시키며 영화는 끝이 난다. 무한 재생산 느낌이 나긴 한다.
CGV 판교에서 관람하였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판교 CGV 아이맥스관은 H열 정도가 명당인 것 같다. 조금 멀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자막이 필요한 입장에서 너무 앞으로 가면 꽉 찬 화면은 좋지만 고개를 계속 위 아래로 왔다갔다 해야할 수 있고, G열 정도는 되어야 자막과 함께 편하게 볼 수 있어 보인다.
매너를 덜 배운 잼민이들 때문에 아주 아침, 아주 밤에 보는 습관을 들여야할 것 같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코로나 시국이 영화보기엔 제법 좋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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