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The Lord of the Rings: The Rings of Power, 2022) 시즌1 에피소드 4화를 감상하였다. 안 그래도 즐거운 금요일 퇴근을 더 기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굉장히 좋다.
<감상 후기>
이번 화는 스토리 부연 설명을 위한 많은 대사가 많아 루즈한 연출과 분위기가 이어졌다.
에피소드 4의 제목은 거대한 파도(The Great Wave)이다.
이번 에피소드는 사뭇 다른 느낌인가 싶더니 이전 에피소드 3개를 맡았던 J.A.바요나가 아닌, 이번 에피소드부터 웨인 입이 감독을 맡았다.
섭정 미리엘이 누메노르를 집어삼키는 엄청난 파도에 대한 꿈을 꾸면서 시작된다. 지난 화부터 등장한 오크 무리들과 불길한 징조들이 무언가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어둠의 위협과 요정과 누메노르 왕국이 다시 동맹으로 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크게 세 가지 스토리를 이야기 한다. 누메노르 섬 안에 갈라드리엘과 미리엘에 대한 이야기, 광산에서 엘론드와 두린과의 이야기, 그리고 아다르의 등장과 테오가 주운 검의 불분명한 정체에 대한 이야기.
갈라드리엘과 섭정 미리엘은 누메노르가 현재 요정에 적대시하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아버지 세대의 반발과 불화를 자신이 중재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도 등장했던 구슬인 일곱 개 중 하나의 '팔란티르'를 통하여 갈라드리엘도 미리엘이 꾼 누메노르의 몰락 꿈을 보게 된다. 미리엘이 요정의 편에 서는 걸 선택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며 서로의 동맹이 깨지는가 했지만, 막판 극적으로 서로의 신뢰를 재확인한다.
누메노르에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위하여 굉장히 많은 대사와 진중함이 이어진다. 몰입이 안되면 지루한 스토리가 이어지기에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한 에피소드이다.
갈라드리엘과 미리엘이 '팔란티르'를 보여주었다면 엘론드와 두린은 '미스릴'이라는 이전 영화들에 나온 미스릴 갑옷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요정에 대해 아직 확신을 못 갖는 난쟁이족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고 있다. 추후에 어떤 일련의 사건으로 요정과 난쟁이 사이의 갈등이 점화될 거 같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드워프는 과연 이번 시리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지 포지션이 상당히 애매하게 느껴진다. 누메노르에 몰빵하다시피 한 시리즈로 보이는데 두린과 광산 분량에도 꽤나 투자한 모습이다.
남부 인간과 오크의 이야기에서는 타락한 엘프 아다르가 정체를 드러낸다. 아다르는 엘프어로 "아버지"라는 의미로 오크들이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따르는 인물이다. 테오가 주운 검은 사우론이 이전 인간들에 타락한 힘을 주기 위해 만든 검으로 보이는데, 현재의 남부의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남부의 인간들은 나약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왕국과 선진 문명으로 보여지는 누메노르와는 다르게 공동체적 중앙집권화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다. 오크들에게 습격당하고 추격당하고 쫓기고 파괴당하는 모습들로 일관되게 시리즈가 진행될 거 같다. 이번 에피소드를 통하여 시즌 1은 다른 도시의 인간들과 종족들이 남부 인간을 구원하는 내용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에피소드 4의 지루한 원인을 꼽자면 이번 화는 새로운 갈등이 없고, 이전에 다루던 갈등들에 대한 설명을 심화하고 관계를 회복하는데 시간을 소모한다. 그 과정에 배경 설명을 위한 너무 많은 대사와 임팩트 있는 씬의 부재가 크다고 본다. 그래도 시리즈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보고 싶은 마음에 이런 설명 씬들을 보는 게 그렇게 싫지는 않다. 무엇보다 영상미가 좋기 때문이다.
이번 화는 다른 화보다 많은 갈라드리엘의 원샷과 대사들이 모피드 클락 연기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듯 했다. 그간 갈라드리엘의 연기가 스무스해보였던 이유는 대사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항상 떨리는 듯한 목소리가 약간 호불호가 갈릴 법 하다.
갈라드리엘을 요정들의 도시로 보내는 와중 누메노르엔 꽃잎이 떨어진다.
"충직한 자들은 백색성수의 꽃잎이 떨어지면 불길한 징조라 믿었지만, 이는 발라들의 눈물이며 그분들의 눈과 심판을 생생히 일깨워준다고 한다"
인간의 운명은 요정과 함께하기를 약속한다. 결과적으로 누메노르의 파멸은 요정때문이 아닌 사우론과 그 어둠의 힘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요정과의 협력을 전적으로 약속하는 장엄한 연설 씬으로 4화는 막이 내린다.
털발족 이야기가 아예 나오지 않아서 웬 일이지 싶은데 마지막 즈음에 운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우론을 보았냐는 물음에 며칠 전 하늘의 별똥별을 봤을 거라는 얘기를 한다. 털발족의 그 노인이 사우론은 아닐테고 어떠한 예지같은 것일 지 궁금하다.
힘의 반지 시리즈를 에피소드마다 보면서 항상 칭찬할 만한 점은 역시 자본력에 대한 감탄이다. 아쉬운 씬들이 없을 정도로 꼼꼼하게 모든 씬들에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이다.
<에피소드별 리뷰>
1-1 과거의 그림자(A Shadow of the Past)
1-3 아다르(Adar) (이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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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5화는 9월 23일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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