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길복순(Kill Boksoon, 2022)를 관람하였다.
<영화 정보>
감독 : 변성현
출연 :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장르 : 액션
시간 : 137분
킬러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길복순, 집에선 십 대 딸을 키우는 싱글맘. 죽이는 일과 애 키우는 일을 하는 길복순의 이야기.
<나의 PS 파트너>,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등 제법 유명한 영화들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다. 전도연, 설경구 등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역시 탄탄하고 유명한 배우들이 조연을 맡아 힘을 더한다. 심지어 카메오 우정출연마저 유명하다. 이 영화, 실로 궁금하다.
킬러 역할의 전도연 하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무뢰한> 정도의 영화들이 떠오른다.
<스포 간단평>
시작부터 오다 신이치로라는 야쿠자 카메오로 배우 황정민이 나온다. <헌트>에서도 까메오로 나오더니 까메오에 맛이 들렸다.
사무라이 닌자를 연상케 하는 액션과 화려한 카메라 무빙, 능글맞은 두 캐릭터들의 연기 그리고 마무리로 킬러의 본분을 잊지 않으며 '마트 문 닫을 시간'이라 총으로 마무리 짓는 복순의 쿨한 모습을 보며 영화가 꽤 괜찮을 거란 기대를 하게 된다.
정확하게 기대보다는 일본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건가, 혹은 <악녀>같은 영화 느낌일까 등의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정도겠다. 하지만 영화의 쿨함은 첫 장면을 포함하여 액션 씬에만 잠깐 번뜩이고, 가족 영화를 테마로 하고 있는 만큼 다른 모든 씬에선 지지리 궁상이다.
주변 인물로는 같은 일을 하는 킬러 친구들, 그녀가 소속된 MK라는 기업의 인물들, 그리고 집에 있는 딸이다. 프롤로그 황정민과의 대결 전 회상 씬에서 딸의 일침이 나오는 것에서 예측할 수 있듯 액션을 가미한 가족 성장 영화 성격이 제법 강하다.
딸과의 사이가 썩 좋지 않고, 주변 인물들 역시 MK에 대한 불만을 복순에게 푸는 등 주변 인물들과의 사이도 썩 좋아보이진 않으며 영화는 갈등의 불씨 천지이다.
길복순이 소속된 MK의 대표는 차민규(설경구)이다. 킬러들만의 룰이란 걸 만들어 다른 소속 킬러들에게 약간의 반발을 가지고 있다.
차민규는 기업의 에이스인 길복순의 재계약 기간이 되어 이 문제를 인간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반면 그의 동생이자 이사인 차민희(이솜)는 그렇지 않다. 이런 세계관이 있는 장르에서는 불필요하게 대장 옆에 간대가리가 배 밖으로 나온 미친 캐릭터가 딱 붙어있다.
킬러 회사에서 길복순의 입지는 거의 셀럽이다. 회사를 일으켜 세운 수준과 이 업계에서 최고이자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존 윅>에서 존 윅이 연필로 술집에서 사람을 제압했다듯, 매직 펜만으로 회사의 인턴 중 제일 강한 이를 가볍게 제압한다.
킬러 사이에서는 암살을 작품이라고 표현한다. 야쿠자 황정민을 제압하고 그 다음으로는 정치인이 자신의 아들을 살해해달라는 작품 의뢰를 받았지만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어 일부러 임무를 실패한다. 하지만 임무를 일부러 수행하지 않는 건 이 세계의 룰에 어긋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이를 핑계삼아 회사에서는 재계약을 강요하고 길복순은 자신이 실패한 임무를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하는 걸 조건으로 하고 재계약에 동의한다. 이와 동시에 차민규의 실력 역시 영화에서 짚고 넘어간다. 작은 술집에서 러시아 조직원들을 가볍게 제압하며 그가 단순히 운으로 그 자리에 올라온 게 아님을 보여준다.
폭탄 하나 설치해서 처리하면 되는 걸 저렇게 위험을 무릎쓰는 건 솔직히 영화적으로 현명하지 못하다. '다른 조직원과의 싸움이 벌어진 걸로 포장해야 한다'와 같은 씬이 생략된 걸로 보이긴 한다. 2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을 보일 거면 이 정도 기본적인 탄탄함은 갖추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차민규와 길복순의 관계는 과거 이야기를 살짝 짚어주면서 그들의 진한 유대감을 표현하면서 현명하게 영화는 풀어간다. 아버지를 죽이러 온 차민규 앞에서 애초에 아버지를 혐오하던 길복순은 직접 아버지를 죽이며 이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 순간부터 차민규는 길복순을 사랑하게 된 것처럼 연출한다.
길복순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차민희는 임무를 실패한 길복순을 엿먹이고자 그들의 친구들을 회유한다. 바로 길복순을 제거하면 회사에 고용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 길복순과 친구들의 코미디스러우면서 진지한 액션 씬들이 이어진다. 액션 씬들 전반적으로 이 영화가 진지하게 액션만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라는 듯 표현한다. 이 영화는 따뜻한 영화가 되어야한다는 강박이 느껴지는 듯 하다.
다른 회사의 킬러들을 길복순이 죽여 전후관계를 모르는 다른 회사에서 이를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이 일을 이용하여 차민규는 길복순을 완전히 옭아맬 생각을 한다. 바로 회사가 이를 보호해주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모든 위험을 무릎쓰고 길복순을 보해주려는 차민규의 담판에도 불구하고 길복순은 차민희를 제거하며 차민규와 돌아올 수 없는 없는 강을 건넌다. 길복순이 차민희를 제거하는 씬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것 역시 이 영화의 색깔에 대한 고심이 있었지 않나 싶다.
결국 둘은 담판을 지으며 화려하게 영화는 끝이 난다..............
이렇게 보면 깔끔하고 담백한 킬러액션 영화이다. 근데 중요한 내용을 일부러 누락시킨 채 정리했다. 사실상 이게 영화의 반이 조금 넘는 정도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육아 이야기가 빠졌다.
길복순의 딸 길재영이 여자를 좋아하는 취향이라 영화 사건의 발달이 된다. 이를 알게 된 동급생 남자로부터 협박을 받아 그의 목을 가위로 찌르고, 킬러인 길복순은 자신의 딸이 자신과 같은 성향일까 두려워 한다. 순간 마치 드라마 <덱스터>가 연상된다.
영화는 액션 영화의 성격과 가족 영화의 성격을 챙기려고 하지만 둘이 크게 잘 버무려져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두 개의 다른 스토리가 따로 떠다니는 듯 하다. 마지막에 급하게 연결하고자 딸이 총을 발견하여 국정원이냐고 하는 질문, 그리고 마지막에 설경구가 딸에게 자신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하도록 CCTV 화면을 보여주는 정도에 그친다. 이마저도 마무리만 찝찝하게 할 뿐 두 이야기를 연결시키지는 못하는 듯 하다.
길복순 결말은 딸이 이를 실제로 보았는지 여부에 갈리겠다. 전투 씬에서 미리 앞 수를 예상하는 씬은 그저 길복순이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에, 딸이 영상을 보는 씬 자체는 상상이 아닌 진짜였을 거라 생각한다. 엄마가 실은 국정원이 아니라 킬러였다는 사실에 더 흥분된 딸은 학교에 가서 좋아했던 아이에게 "...아니면 죽여버릴까"하며 쿨하게 떠나보내주는 쿠키까지 만든 점도 이를 약간 뒷받침하는 것 같다.
가장 역할을 하는 강한 엄마와 레즈비언 딸, 그로부터 나오는 가족의 갈등을 해결하는 스토리를 생각하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컨셉과 일치하는 듯 하다. 요즘 이게 유행인가, 에에올이 유행시켰나 싶다.
<길복순>은 화려한 배우진과 킬러 에피소드만 보았을 때 단순한 스토리로 킬링 타임 영화 중에서도 재밌는 축에 분류하고 싶으나 가족 이야기를 애매하게 넣으며 무리한 욕심이었다..라고 느껴진다.
연기적인 걸로 보면 전도연의 연기는 언제나 일품이다. 설경구 역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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