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로 영화 더 메뉴(The Menu, 2022)를 관람하였다.
포스터가 마치 저돌적인 일본 사춘기 소녀, 뒷 배경은 야쿠자같다.
<영화 정보>
감독 : 마크 미로드
출연 : 레이프 파인즈, 안야 테일러 조이, 니콜라스 홀트, 홍 차우
장르 : 스릴러
시간 : 106분
외딴 섬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에 12명의 인원이 큰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다. 셰프의 요리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심상치 않은 일들이 펼쳐진다.
<스포 간단평>
여기저기 많이 나오는 핫한 여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가 출연하여 보고 싶었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왔길래 감상하였다. 이 사진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거두절미하고 깊이는 없지만, 보면서 느낀 것들을 이야기해본다.
서론 싹둑하고 섬으로 가는 테일러(니콜라스 홀트)와, 마고(안야 테일러 조이)가 등장한다. 파인 다이닝을 넘어서 섬 자체의 초호화 고급 레스토랑에서 12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준다. 딱히 중요한 내용이랄 것도 없다. 음식에 대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이나 일상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하나씩 듣다 보면 대충 영화의 색깔은 나온다. 뒤로는 헛짓을 하고 다니는 부자들, 자신을 초대한 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허영심 가득한 평론가란 사람들, 아무것도 모른 채 비싼 걸 먹으러 왔다는 거 자체만을 즐기는 사람들, 11번이나 왔음에도 메뉴 하나 대지 못하는 사람들 등 감독이 생각하는 별로인 인간 군상들인지, 음식이란 예술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사람들을 묘사한다.
이들로부터 혼자 동 떨어져 있는 평범한 마고가 있다. 그녀는 평가나 과시보단 음식 본질에 맞게 즐기는 수준의 인물로 표현된다. 영화는 결국 전자의 사람들과 마고 캐릭터의 괴리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
개인적으론 영화가 조금 거북했다. 불쾌한 공기의 다이닝의 사건 사고보다 영화의 표현 방식이나 메시지가 작위적이고 편협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번 돈으로 맛은 모르지만 좋은 음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부자, 결은 다르지만 좋은 거 먹어보고 과시하려는 부자, 실제로 직업으로 삼아 음식을 평가하는 평론가들 등 먹을만한 사람들이 와서 음식을 즐긴다. 예술을 망치는 시스템이나 사람들을 저격하려고 묘사했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고 느껴진다. 그저 아니꼽고 삐딱한 시선의 모난 돌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못했다.
그걸 표현하는 매개체인 셰프 슬로윅(랄프 파인즈)을 비롯한 주변 캐릭터는 또 너무 인위적이다. 영화 자체의 컨셉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연기를 하는 연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에 극 중 캐릭터 뿐 아니라 연기조차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물론 랄프 파인즈의 연기력을 탓하기엔 너무 명배우이고, 캐릭터성에 대한 아쉬움이다. 유일하게 좋았던 건 놀랍게도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연기였다.
최종적으로 불타는 섬을 바라보며 치즈버거를 먹는 안야 테일러 조이의 모습을 보며 감독의 2시간짜리 풍자는 마무리가 된다. 영화 장르 자체도 코미디로 분류해놓기도 해서 머리가 띵하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중간에 든 생각은 이렇게 열심히 무게를 잡아놓고 굉장히 직설적이고 유치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뭐지라는 생각이었다. 초반엔 다 봐도 이해 안되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찰리 카우프만 감독 스타일의 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냥 중2병 걸린 작가가 막 쓴 듯한 느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이한 분위기 속 정신 못차리는 인질극에 당연하게도 <미드소마>가 떠오른다.
예술 자체를 음식이란 것에 비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이 영화를 보고 비판하고자 하는 이들의 입까지 사전 차단을 시킨 느낌이라 글을 적으면서도 감독의 그림에 놀아나는 느낌이라 찜찜함을 남기고 끝낸다.
그래도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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