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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시리즈

[영화 후기] 영화 블론드 후기. 소설 기반 마릴린 먼로 넷플릭스 전기 영화 블론드 리뷰

by djingo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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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영화 블론드(Blonde, 2022)를 감상하였다. 블론드 정보와 블론드 노출 수위, 그리고 감상평 작성하여 본다.

 

 

 


<영화 정보>


감독 : 앤드류 도미닉
출연 : 아나 데 아르마스, 애드리언 브로디, 바비 카나베일, 릴리 피셔
시간 : 166분
장르 : 전기

 

 



20세기 미국 대중 문화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의 인생을 재상상(reimagine)하여 쓴 소설 조이스 캐롤 오츠의 '블론드'를 영화화하였다.

앤드류 도미닉의 감독의 영화는 <킬링 소프틀리>,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정도, 당시 주연 브래드 피트 때문에 기대를 잔뜩하고 감상한 적이 있는데 크게 인상깊지는 못했다. 마릴린 먼로역 주연 아나 데 아르마스는 최근 많은 영화들에 등장하며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있는데, 마릴린 먼로라는 인물을 연기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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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논란>

 

 

 

 

블론드 수위와 노출 정도에 대하여 넷플릭스가 마케팅으로 사용을 해와서 커뮤니티와 기사 등에 오래 전부터 언급이 되어왔다. 이런 마케팅은 보통 끝이 좋지 않을 터, 결론적으로 19금이 걸린 만큼 노출이 있지만 호들갑 떨만한 내용은 없다. 넷플릭스나 다른 매체에서 이 영화에 태클을 건 것은 노출 수위보다는 고인인 마릴린 먼로에 대한 존중 부족과 부적절한 픽션 내용 등 위험 수위를 넘어 논쟁이 됐을 것으로 추론된다. 시종일관 불안정한 마릴린 먼로의 인생과 정신 상태를 보며 사실 여부가 궁금해지며,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든다는 결정 자체가 간이 크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이었다.

 

 


<감상평>

 

 



심리스릴러 장르같은 인물 전기라는 특이함과 아나 데 아르마스만을 건진 영화였다.

166분이라는 긴 시간과 함께 막상 보기엔 망설여졌다. 와이드한 현재 시네마 영상들과 다르게 오래 전 티비 브라운관에 맞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비, 그리고 많은 흑백 영상 비중 등 옛 향수가 느껴지게끔 하는 이런 연출을 좋아하지 않아서 감상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영화는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 마릴린 먼로와 노마 진을 일치시키지 못한 채 겪는 혼란스럽고 파국적인 인생을 다룬다. 두 개의 삶을 사는 세계 최고의 셀럽의 인생을 실제 인물에 대입하여 상상한 이야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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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불후한 가정을 겪은 마릴린 먼로, 본명 노마 진(Norma Jeane Mortenson)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버지는 누군지도 모르고, 어머니는 자신을 죽이려고 할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어 의지할 곳 없이 자라왔다.

성인이 된 마릴린 먼로, 아나 데 아르마스의 등장 후 좀 괜찮아지려나 했는데 시작부터 쉽지 않다. 권력에 의한 강압적인 성관계를 맺고 연예계로 진출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아나 데 아르마스가 연기하는 마릴린 먼로는 시대차가 있는 지라 종종 어색함이 느껴진다. 가녀린 여성의 말투와 느낌을 보여주는데 당시 그녀의 말투를 재현한 셈이겠다. 가끔 나오는 캐스팅 연기 원맨쇼는 마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디카프리오 원맨쇼 연기 씬 생각이 난다.

찰리 채플린의 아들 카스 채플린과 에디 로빈슨과 셋이 방탕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표현된다. 임신 후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게 대단하다고 하면서도, 유전병을 알게 되자 낙태를 한다. 이후 자신의 어릴적 요람으로 돌아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씬에서 이 영화가, 마릴린 먼로의 삶이 앞으로도 절망으로 가득할 거라고 말해준다.

이 후 사적 자아인 노마 진으로써의 삶은 운동선수와 작가와 두 번의 결혼이 있고, 유산을 하기도 하며 불안정하게 전개된다. 결혼한 남편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심각한 애정결핍을 보여주고 계속된 불안한 심리상태 묘사가 전기가 아닌 심리스릴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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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공적인 인생, 마릴린 먼로로써의 삶은 작은 이벤트만 발생해도 달려드는 기자들과 대중들 씬으로 대변하듯, 전형적인 슈퍼 셀럽의 삶을 보여준다. 불안정한 유년기를 보내 정신적으로 연약한 상태였음에 어린 나이부터 미디어에 노출되어 힘든 인생이 펼쳐진다. 소름끼치는 대중의 시선들, 쉴 새 없는 카메라와 먹잇감을 노리는 기자들 등을 슬로우 모션으로 역겨워 보이게끔 표현하였다.

영화는 그녀에게 돌만 던지고 불쌍한 시선으로만 바라보진 않는다. 연기와 문학적인 능력에 특출난 모습도 보여주며 순전히 운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님을 살짝씩 강조하려는 태도도 보인다.

 

 

 

 

마지막 편지 씬이 약간 의아했는데, 블론드 엔딩 편지 해석을 해보자면 카스가 남긴 편지는 지금껏 아버지의 편지가 거짓이었음을 알린 셈이고, 결과적으로 아버지가 보내왔던 편지는 그와 에디가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젊은 나이 요절한 마릴린 먼로의 비극적인 마지막을 애처로운 사운드와 함께 영화는 천천히 막을 내린다.

 

 



거의 3시간에 육박하는 시간 동안 겉만 화려하고 속은 곪아 터진 껍데기 셀럽의 슬픈 모습을 보는 게 상당히 지친다. 처진 분위기의 영화는 좋아하는데 블론드는 온갖 고난에 삶의 의지를 잃은 우울증 환자의 희망없는 인생을 제 3자의 관점으로 무력하게 바라보는 것만 같다. 나를 죽이려는 엄마는 정신병에 갇혀 있고, 누군지도 모르는 아빠, 낙태와 유산, 조작된 아버지의 편지, 우울증, 애정 결핍 등 온갖 풍파에 영화 중반부 이후 마릴린 먼로의 괴성과 비명만이 함께한다. 절망적이고 우울한 씬들의 연속에 아나 데 아르마스의 약간의 미소라도 나오면 처연함과 기쁨 동시에 오묘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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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크게 집중이 되지는 못했다. 유일하게 아는 그녀의 출연작 <뜨거운 것이 좋아>는 그 많은 역경 이후 영화 후반부 한참 절망적인 타이밍에 나온다. 대중문화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을 달고 있는 인물 중 하나로써 어느 정도까지 실제 사실인 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인생이 힘들고 기구했구나라고 느껴진다.

마릴린 먼로라는 사람은 얼마나 대단했길래 이렇게 계속 영화로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호기심도 가득하다. 미셸 윌리엄스의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을 아직도 못본 게 비교하고 싶은 측면에서 약간 아쉽다.

 

 

 

 

아나 데 아르마스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실제 마릴린 먼로라는 인물의 불안정함을 잘 표현했던 것일까 싶다가도 다른 누군가를 연기한다는 어색함이 보여 종종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 자체는 인물 전기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표현하려고 애를 많이 쓴 티는 난다. 마릴린 먼로의 고혹적인 매력과 심리적인 불안함을 표현하고자 표정과 말투 하나하나를 담은 원샷 롱테이크가 제법 많다. 흑백 연출까지 겹치다 보니 좀 지루하게 느껴지는 타이밍들이 많았는데, 3시간에 육박하는 긴 런닝타임도 문제였다.

감각적인 느낌을 많이 내는 이런 영화 특징이 자기 뽕에 취한 느낌이 강하다. 실화였어도 불편했을 부분을 건드리는 장면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논란과 비난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런 단점들에 가려서 그렇지 스토리도 딱히 유려하지도 못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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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 지 모른 채로 감상하는데, 이렇게까지 다루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여럿 들었다. 거짓과 가식, 두 개의 삶으로 고통받은 셀럽의 삶, 죽어서도 또 다른 거짓 날조된 상상의 소설과 영화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만 같아서 씁쓸하다.

수백년 전 인물에 대한 재밌는 판타지 각색도 아니고, 고작 반 세기 전 인물의 삶을 산산조각 내놓은 소설이 원작인 게 정말 충격적이다. 후손들이나 가족들이 소송 안 거나 모르겠다.

인상깊었던 아나 데 아르마스만은 남는 영화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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