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놉(Nope, 2022)을 관람하였다.
<영화 정보>
감독 : 조던 필
출연 : 다니엘 칼루야, 키키 팰머, 스티븐 연, 브랜든 페레아
시간 : 130분
장르 : 공포
<겟 아웃>, <어스>로 2연타를 날렸던 조던 필 감독의 작품이다. 공포 장르는 잘 안 보는 편이지만 조던 필은 어느덧 봐야하는 감독 리스트에 오른 것 같다. <겟 아웃> 주연이었떤 다니엘 칼루야가 다시 주연을 맡았다. <버닝>, <미나리>로 익숙한 스티븐 연도 출연한다. 제작비는 68백만 달러로 한화 약 9백억원이다.
<간단 후기>
NOPE 관람평이다. 스포 없는 초간단 리뷰 먼저 작성하고, 후에 내용을 포함한 해설 순서이다.
영화를 평범한 재미로만 즐기는 관객에게 쉽게 추천하기는 힘들겠다.
전작 <겟아웃>과 <어스>에서 보여주는 세련된 공포감 조성은 이어지지만 관객이 느껴야할 재미와 함축된 의미 전달, 두 개의 순서가 바뀐 거 같아 꽤나 피로감이 느껴지며 제법 지루한 파트가 많았다. 영화에서 심어져 있는 심볼과 비유적인 표현들로 조던 필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하여 공들여 하고 싶은 말과 표현하고 싶은 게 많다는 포부가 느껴지긴 했다. 한 번에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이 많은 영화이기 때문에 중반부가 넘어가는 시점에 영화의 전달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큰 줄기를 따라가지 못하면 극장에서의 관람이 크게 즐거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보는 눈이 즐거운 부분이 여럿 있을 정도로 심사숙고하여 촬영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화는 아이맥스에서보면 '아이' '맥스'겠지만 일반관에서 봐도 확실히 다른 영화들의 영상과는 퀄리티가 다르다는 걸 이번에 꽤나 체감하였다. 달리는 씬, 승마 씬 등 다이나믹한 촬영과 높은 선명도를 체험할 수 있다. CG 는 군데군데 별로인 부분이 있긴 했다.
<스포 후기>
보통은 후기를 적지만, 후기보다는 해설이 적절할 거 같아서 여기저기 후기와 리뷰 정보를 찾아서 정리하여 종합된 놉 해설 정리를 해본다. 극장 관람 후 어설픈 이해와 추론을 바탕으로 적는 얕은 후기보다는 새롭게 알게 된 해설을 정리해보는 것이 더 의미가 좋아보인다.
관람 후에 개인적으로 깊게 생각해보거나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한 키워드를 하나씩 풀어가는 식으로 작성한다. 여러 등장 인물들과 대상들의 상징과 의미, 영화 전반적인 의미 등을 정리해본다.
<영화 전반>
영화를 볼수록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떠올랐다. 타란티노의 이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사에 바치는 헌사였다면, <놉>은 조던 필 방식의 영화에 대한 헌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영화는 비유적인 표현들로 가득차 있지만 그 중 가장 노골적인 건 놉은 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것이다. 조던 필의 영화에 대한 러브레터라고 표현을 한 평론가 리뷰도 있다. 외계생명체를 촬영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영화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인간들이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찍는다고 보는 한 편 위의 외계 존재도 카메라 렌즈와 같은 역할로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는다. 또한 이 외에 영화 내내 영화사에 관한 이야기, CCTV, 필름 촬영, 디지털 촬영, 우물 연속 촬영 등 카메라와 촬영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표현한다.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의 달리는 말>
할리우드의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영역에서 흑인들 역시 활동하고 있었다. <놉>은 영화사의 시작점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오면서 카메라에 담기거나 카메라를 잡지도 못하던 시절을 겪은 이들이 이제는 카메라를 통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비춰진다.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의 달리는 말을 보면, 영화사의 처음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존재는 흑인이지만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할리우드의 냉정함에 대한 비판하는 요소를 지닌다.
영화 결말 부분, 에메랄드가 외계 생명체 진 재킷을 잡을 때 우물에서 연속하여 사진을 찍는다. 이는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의 달리는 말에도 정확히 대응된다.
외계 비행 생명체의 별명 진 재킷은 키우던 말의 이름으로부터 따왔다고 한다. 따라서 외계 생명체 진 재킷은 말, 카우보이 인형이 기수를 각각 상기시키면서 한 번 더 확인시켜며 달리는 말 영상에 대한 감독의 진중함이 여러번 강조된다.
<외계 비행물체 해석>
UFO 모양은 마치 비행접시가 아닌 안구, 혹은 렌즈와 같다. 자신과 눈이 마주친 것들을 빨아드린다.
평범한 비행접시 물체 형태인가 긴가민가한 모습에서, 마지막 모습이 변하자 중앙에는 오래된 사진관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모습, 전반적인 모습은 마치 극장 스크린과 같이도 보인다. 노골적으로 카메라의 구조를 지닌 거대 생명체로 만들었고, 살아 움직이는 것을 정지하여 찍는 카메라를 외계 존재로 뒤바꾼 것과 같은 비유라고 볼 수도 있다.
주프는 진 재킷을 viewer(관찰자)라고 한다. 우리가 보는 관점이 아닌 저 생명체가 우릴 내려다보는 관점, 카메라 역할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직접적으로 힌트를 주는 씬으로 볼 수 있다.
진 재킷은 요즘 이슈화가 되고 있는 흑인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공권력을 비유한다. OJ와 에메랄드는 이를 죽일 생각보다는 카메라로 찍어서 공권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보는 해석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진 재킷은 위협적인 존재이기 이전에 스펙타클한 이벤트로써, OJ와 에메랄드는 돈을 위하여 자신의 안위보다도 '오프라 샷' 사진을 찍고자 하는 자본주의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OJ와 에메랄드는 이것을 촬영하여 돈을 벌려하는 반면,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까지 동원하여 나타난 이 감독은 외계 생명체를 보려는 욕망 하나로 목숨까지 내던진다. 스펙터클에 중독되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던 주프는 결국 파멸을 맞이한다.
미디어 스펙터클에 중독되어 자극적인 것만 찾는 것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도 많은 해석이 되고 있다.
<침팬지 의미>
길들일 수 없는 동물에 대한 1차적인 이야기로 해석이 될 수 있다. 엄연히 하나의 생명체임에도 존중하지 않고 하나의 대상 도구로 보는 관점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침팬지는 주프의 관점에서 괴생명 비행 물체와 동일시 비유가 된다. 통제가능한 줄 알았던 침팬지가 사람들을 죽이고, 통제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진 재킷이 모두를 앗아간다. 주프는 OJ와 비교 대상이 되는데, 침팬지로부터 살아남은 트라우마가 OJ가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에 각각 매칭이 된다.
침팬지 자체에 대한 의미도 있겠지만, 침팬지가 사고를 일으키는 씬 전체가 의미가 있다. 똑바로 서 있는 신발은 나쁜 기적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나타낸다. 나쁜 기적과 같은 스펙타클을 쫓아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유 역시 계속해서 나오고, 이를 보지 않으면 살 수 있다는 직접적인 표현까지 한다. 스펙타클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추구할 경우 벌어지는 참사는 주프가 보여준다.
<주프 역할>
스티븐 연이 연기한 주프는 과거 추억 속에 살아 과거 역할 이미지를 묘사한 테마파크를 만든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진 재킷을 자신을 다시 스타로 만들어줄 좋은 기회로 여기는 욕망에 빠지고, 결국 카메라에 비유되는 진 재킷 앞에서 마치 촬영당하듯 쇼를 하다 죽는 최후를 맞이한다. 즉, 과거 트라우마를 지닌 채, 스펙터클을 쫓는 것과 스타가 되고 싶은 열망 등에 집착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꼬마보안관 풍선 인형 역시 큰 의미를 지난다. 침팬지 고디가 풍선이 터지자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사람들을 죽이는데, 과거 주프 인형을 하늘로 올려서 침팬지에 대응하는 진 재킷에 대신 복수한다고 볼 수 있다.
<놉 제목 의미>
Nothing Obscures People's Eagerness (아무것도 사람들의 열망을 막지 못한다)
Not Of Planet Earth (지구의 것이 아니다)
혹은 단어 의미 그대로, NOPE(안된다)
대상을 희화화하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내리는 경고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되고 있다.
뚜렷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정작 감독은 아무 의미 없다고 했다는 말이 있다.
CGV 광교 4관에서 관람하였다. 앞 좌석과의 단차는 괜찮으며 눈 높이의 편안함을 따졌을 때, 광교 CGV 4관 명당은 G열 정도로 본다. 다만, 화면의 크기면에서는 E열 정도까지는 와야 가득 찬 화면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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