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상선언(Emergency Declaration, 2022)을 보았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종합적으로는 추천할만은 하다 정도.
<영화 정보>
감독 : 한재림
출연 :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시간 : 140분
장르 : 드라마
<영화 관련 이모저모>
한재림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엄청 화려하다고 보긴 힘들지만 작품들 하나하나 꽤나 매력적이다. 가장 최근 조인성과 정우성 두 비주얼과 매력을 폭발시켰던 <더 킹>, 헌데 관상가 양반 <관상>, 송강호만 기억에 남는 <우아한 세계>, 박해일과 강혜정의 인상깊은 <연애의 목적>까지.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수준이라 생각된다.
2005년 연애의 목적, 2022년 비상선언까지 5편이니 4년 정도에 한 편씩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 정도 텀으로 영화를 만들면 상당한 완벽주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영화가 기다려지는 거 같긴 한데, 아직 그 정도의 호 감독은 아닌 거 같다.
비상선언 배우진은 미쳤다. 송강호의 영화는 다 보는 편이고, 이병헌의 영화도 다 본다. 전도연의 영화는 대부분 보는 편이다. 고로 비상선언은 너무나도 기다려지는 영화였다.
송강호와 이병헌 하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송강호와 전도연 하면 <밀양>, 전도연과 김남길 하면 <무뢰한>, 이병헌과 전도연 하면 <협녀, 칼의 기억> 한 번씩 서로 인연이 있는 배우들이 한데 모여 엄청난 캐스팅을 자랑한다.
전작 <관상>과 <더 킹>, 그리고 이번 <비상선언>을 보면 한재림 감독이 명배우와 함께다는 건 필연적일 지도. 송강호와의 관계가 정말 좋나보다. 벌써 3번째 함께 하다니.
극장에서 무조건 볼 영화는 예고편은 보지 않는다. 감독과 캐스팅 정도만 확인하고 만들어지기를 오매불망 연 단위로 기다린다.
결국 비상선언은 감독보다는 배우들을 보고 기다려왔다고 말할 수 있다. 우연찮게 포스터를 봐서 비행기, 그리고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비행기에 무슨 일이 발생했구나 정도만 상상한 채로 극장에 앉았다.
노스포 관람평과 자세한 후기 순으로 작성하였다.
<노스포 간단 후기>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정말 깜짝 놀랐다.
한재림 감독은 영화를 잘 만들 줄 안다. 중반을 넘어서는 부분까지 압도적인 연출력으로 밀폐 공간에서 뻔할 수 있는 갑갑한 스토리를 엄청난 연출로 몰입시킨다.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교차 편집하며 보여주는 유연함과 두 장소 모두에서 보여주는 긴장감이 장르 영화의 진수가 느껴질 정도. 한국에 이런 연출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스러움이 느껴지는 기대 이상의 표현들로 가득차 있었다.
반대로 정말 많은 걸 느낀다.
위의 칭찬들이 무색하게 후반부에 너무나 큰 아쉬움들로 가득차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한다. 많은 걸 느꼈다는 의미는, 중반부까지 완벽하게 극을 이끌어가던 한재림이 끝 부분 신파를 넣은 이유가 느껴졌다고나 할까? 충분히 안 넣을 수 있었음에도 신파를 원하는 관객 수요가 있기에 넣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십여년이 넘는 기간동안의 수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신파 영화가 재생산되는 이유는 아마 그만큼 수요층이 탄탄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말이다. 그저 영화를 보는 눈이 다르다는 느낌. 평소같았으면 눈물이 날 법한 장면들을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감정으로 쳐다만 보면서 개탄했다.
훌륭하다는 표현을 넘어 완벽하게 끌어오던 영화의 드라마 요소들과 액션의 극치를 후반부 신파로 탈탈 털면서 끝내다니 말이다.
푹 빠져서 보던 몰입이 풀리고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영화의 앞부분을 떼어놓으면 너무나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는 평이 적당하다.
담담하게 만든 영화 <남한산성> 이 360만 관객을 모았음에도 손익분기 500만에 못 미친 게 기억에 남는다. 물론 더 좋은 예시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감독에게 흥행과 손익분기란 다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투자와 직결되어 있기에 씁쓸한 느낌이 든다.
비상선언이 만약 실패를 하게 된다면 코로나가 끝나길 기다리며 버티던 여러 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하여 극장가 경쟁이 치열한 부분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며, 두 번째는 후반부의 신파극 입소문이 안 좋게 나면서일 것이다.
영화를 보고 공식 예고편을 뒤늦게 봤다. 밀폐 공간에서의 생화학 테러라는 어떻게 보면 재난 영화 성격의 한계가 분명히 보이는 이야기지만서도 침착하면서 긴장감을 주는 음악과 잘만든 액션 편집들이 즐비하여 예고편 자체를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예고편을 보고 영화관에 앉았다면 엄청난 기대를 했을 거 같다.
상영관 추천을 하자면, 우선 IMAX 전용 카메라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맥스관에서 볼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비행기 액션씬이 꽤 있어 4DX관에서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은데, 온리 액션 영화가 아니기에 그 외에 장면들을 생각하면 포디엑스보단 일반 상영관 중에 스크린 큰 곳에서 보는 게 제일 베스트 선택일 거 같다. 물론, 금전적으로 여유가 충분하다면 특별관에서 보는 걸 말리진 않을 거 같고.
스크린 X는 저번 <토르: 러브 앤 썬더> 때 조금 실망했어서 약간 반감이 있다.
<스포 후기>
극장에서 보면서 영화에서 홀딱 반했던 장면들을 볼드체로 표시해보겠다.
<시작>
시작과 함께 비상선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려주며 이 영화가 무슨 짓을 할 지 가감없이 공개하면서 자신감을 모두 보여준다.
In the event that an aircraft in flight is no longer able to continue its operations, the pilot must make a declaration to alert the communications authorities of the aircraft's urgent situation. An aircraft that has made this declearation is given priorirty to land before all other aircraft. In aviation, the declearation is like a declearation of martial law.
항공기가 비행 중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조종사는 이것을 선포하여 관제당국에 상황의 위급함을 알린다. 이것이 선포된 비행기는 다른 어떤 항공기에 우선하여 착륙할 수 있도록 우선권이 부여된다. 항공 운항에 있어서 이것은 비상계엄 같다고 할 정도다.
초반 임시완(류진석) 테러범 캐릭터 표현은 좀 아쉬운 선택들로 가득했지만, 드라마틱한 두서를 완벽하게 잘라내고 바로 항공기를 출발시키는 초반부는 시작부터 이 영화가 꽤 괜찮은 영화가 될 거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인물간 소소한 관계같은 것들을 표현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 영화가 후반부에 쓸데없는 감정선을 억지자극하지는 않겠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깐.
임시완은 역할과 어울리지 못하다 느껴서 미스캐스팅이라 생각한다. 임시완의 연기를 좋아하지는 않아 그저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다.
임시완과 김남길의 투샷 장면까지는 사실 그저 그런 영화 정도에 불과할 거라 생각하며 크게 이목을 끌지는 못했지만, 예상을 깨고 지체없이 테러범이 쿨하게 죽고 퇴장하면서 본격적인 영화의 서막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스릴러>
초반 테러가 가해지기 전부터 비행기에서는 곧 어떤 테러가 발생할 거란 긴장감을 끊임없이 비추는 동시에, 지상에선 송강호가 비행기 안에서 표현하기 힘든 스릴러의 한계를 대신하면서 계속해서 긴장감을 유지해낸다.
그리고 실제로 테러 방식이 생화학 테러이며 사람이 죽어가고, 지상에서는 시체가 발견되면서 스릴러라는 파트는 정점을 찍고 영화에서 퇴장한다.
테러가 퍼지기 시작하고 어떤 바이러스인지 밝히는 게 불가능하여 류진석(임시완)에게 물어보며 테러의 목적을 밝히나 했는데 그딴 거 없이 죽는 순간 이 영화는 기존 영화들을 답습하는 게 아닌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듯 했다.
이 영화의 스릴러적 요소는 테러범이 죽기 전까지만 표현되었고, 그 이후에는 장르가 액션과 드라마가 섞인 재난 영화로 이어간다. 재난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으며 고통받으며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쪽과 이를 돕기 위해 움직이는 관제탑 쪽으로 나뉜 구도로 흘러간다. 일반적인 자연재해에 의한 재난이 아니다 보니 가만히 정치질이나 하는 관제탑 느낌보다는 사건 사고가 밖에서도 일어나 고군분투한다는 점은 영화의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비행기 액션>
탑건 이후에 개봉하여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었지만 나름의 몰입되는 액션으로 탑건과는 다른 결의 액션을 보여주었다고 강하게 칭찬하고 싶다.
테러범이 죽고, 기장도 죽으며 빙글빙글 돌아가며 추락하는 액션 씬을 보여주며 이 영화는 장기자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아마 4DX로 체험했으면 꽤나 좋았을 법도 하다. 계속해서 돌아가는 장면에 보는 내가 어지러울 정도였으니 말이다.
비행기가 빙글빙글 돌면서 추락하는데 승무원 여기저기 철퍼덕 철퍼덕 스파이더맨이 천장에 붙듯하여 웃픈 느낌이 났다. 통돌이 <인셉션> 촬영 방식이 떠오르면서 이 영화도 아마 그렇게 촬영했을까 상상도 되고.
회전하는 와중에 조종실까지 간신히 가서 추락을 막고, 호놀룰루까지 가는 과정도 완벽했는데 그 이후 액션으로 영화를 번복하면서 끌어가는 게 아니라 국제 정세를 활용하여 착륙을 거절하면서 긴장감을 지속시키는, 굉장히 훌륭한 선택을 끊임없이 이어나간다.
이후 후반부에 일본에서 착륙하고자 하는 비행기와 그걸 막는 자위대의 발포, 그리고 또 한 번 부기장의 기절로 인한 액션을 즐길 기회가 있다.
영화 극후반에 마지막에 한 번 더 빙글빙글 돌면서 착륙하면서 한 번 더 비행기 액션을 보여준다. 영화가 신파로 슬슬 짜증나지기 시작한 이후인데도 착륙 액션씬도 정말 긴장감있게 표현한 것 같다.
<음악>
음악이 기똥차다. 장면 장면마다 어떤 음악이 쓰였는 지 기억은 명확하게는 안 나는데 장면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력을 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사운드가 생각보다 꽉 차있는 영화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음악감독이 이병우라는 사람인데 꽤나 굵직한 영화에 참여했다. 영화를 보고 어울리는 음악을 넣는 건 정말 어떻게 보면 촬영, 편집보다도 더 중요한 영역같기도 하다.
<두 번의 회항과 국제 정세>
미국 하와이에서 거절, 일본 나리타에서 거절
하와이에서 거절 후 회항하는 씬에서 햇볕이 비행기를 관통하는 그 씬은 너무 좋았다. 거절을 당했다는 사실과 회항하여 반대로 돌리자 창문으로 들어오는 노을빛.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시간과 감정 등 모든 것을 한 컷에 담는 명장면같았다.
착륙하면 영화가 끝날 거 같은데 영화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렇게 착륙하지 싶었는데 받아주지 않는다는 건 정말 기깔났다. 뒤 이야기를 예상을 하고 보는 편이 아니라 더 크게 다가온 거 같다.
일본에서는 거절을 당했어도 착륙할 줄 알았는데 착륙이 아니라 김남길 기절하여 회항은 좀 아쉬운 선택이다. 결국 한국까지 갈 수 있었는데 김남길이 자기 죽을까봐 이기적이라 일본에 착륙하려고, 혹은 박재혁(이병헌)에게 조종간을 맡기기 싫어서 일본에 착륙하려고 시도했다는 정도밖에 해석이 안되니깐 말이다. 그저 자위대와의 액션씬을 위해서 약간 인위적으로 넣은 선택이었지 않나 싶다.
보면서 계속해서 느낀 게 하와이 가는 비행기에 미국인이 하나도 안 타있어서 이런 사단이 발생한건가 라는 웃픈 생각이 계속해서 들더라. 국제 정세에 대하여 논할 때 자국민이 비행기에 타고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해보면 하와이행 비행기에 미국인이 없었음을 애둘러라도 핑계를 대가며 설명했어야 현실 고증이 완벽했다고 본다.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코로나가 떠오른다. 중국에서가 아닌 중동에서 건너온 생화학 무기. 비상선언 크랭크인은 2020년 5월에 했다. 코로나는 2월 정도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비상선언 각본을 만든 건 훨씬 이전일 테니 코로나와 무관하다고 얘기할 수, 실제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불편해질 수 있는 영화다. 비행기 착륙을 거부하는 씬도 두 번이나 넣고, 자위대는 위협사격까지 했으니.
<신파>
후반부 신파는 모두가 인정할만한 눈살을 찌푸릴만한 요소들로 가득차있다. 사회비판적 요소로 반반 나뉘어 착륙 찬성 반대 시위를 보여주는 것부터 좀 낌새가 보여 불안했다. 착륙을 하지 않겠다고 박재혁(이병헌)이 대국민 선언하는 장면, 마지막 통화를 하는 장면, 구인호(송강호)가 치료제 효력을 입증하며 살아나 다시 선회하여 돌아오는 장면 등등.
언급한 모두가 최악이었지만 최악 중에 하나는 승객들 모두가 착륙에 동의하는 씬. 특히 아이들이 감염되어 뒷칸으로 쫓겨날 때 감싸주면서 함께 이동한 구인호(송강호)의 부인이 나서서 다 같이 희생하여 죽기로 결심하는 씬은, 그 사람이 이걸 주장하려면 앞뒤가 안맞기 때문에 비꼬는 식으로 표현이 되어야 한다. 뭐 대단한 거 주장하겠다고 딸같은 어린 애들을 함께 죽자고 강하게 어필하는가?
그리고 다 같이 희생하는 게 의견이 일치된다는 것도 웃긴데 그 발표를 박재혁(이병헌)이 무전을 통하여 한다. 정말 끔찍한 장면들로 수 분이 진행되는데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강하게 욕하긴 충분하므로 반대파들이 있다면 공감하며 이해는 간다.
신파는 아니지만 인상을 구기게 하는 장면들도 여럿 있었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 현실 고증을 해서 그런가 공무원의 역할에 대해 논하는 그런 작위적인 대사. 마치 <명량>에서 "우리가 이렇게 고생한 걸 후손들이 알까" 이런 쓸데없는 대사와 진배없다.
신파극이 행해지고 차라리 비행기 착륙 포기하고 유유히 바다로 날라가 끝나고 구인호(송강호)는 안타까운 선택의 희생양이 된 새드 엔딩을 속으로 그리며 그래, 이렇게라도 끝나면 유종의 미라도 거두는 거지 하면서 느끼려 하고 있었는데 당연 그것조차 허용할 리 없었다. 그래도 그 씬 덕에 마지막 후반부 극의 음악과 긴장감 연출을 한 번 더 구경할 수는 있었다.
<이모저모>
- 위 스틸컷은 왠지 <괴물>을 연상케 한다
- 명배우들을 한데 모아놓은 만큼 연기력에는 딱히 흠잡을 요소가 없다. 셋 중 송강호 캐릭터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제일 튀는데 그만큼 연기력도 상당히 부각된다. 영화는 구인호(송강호)가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하며 앓아서 분량이 희미해지는 순간부터 막장이 되는데 그만큼 영화에서 구인호(송강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연기력의 파워가 대단했다라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 박재혁(이병헌)과 전도연(김숙희) 캐릭터는 무난무난해서 연기력을 크게 감탄할 만한 요인은 없었던 거 같다. 결국 살아남은 수혜자는 송강호인가.
- 김남길은 좀비다. 피토하고 바로 죽는 임시완과 다르게 너무 오래 버틴다. 임시완은 빠르게 퇴장시켜놓고 김남길도 적당히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퇴장시켰어야 했다. 김남길은 피를 토하고도 수시간을 살아남는다. 근데 하와이 도착하기도 전에 죽은 기장은 찍 소리 못하고 죽어버렸다. 좀비 영화에서 볼 법한 아쉬운 사람별 감염 속도와 반응의 차이이다.
- 마지막 사회비판과 코로나를 피해가기 위한 선택한 배경 2019년. 그것과는 별개로 영화는 어줍짢게 이것저것 다루고 설교하려다가 안 좋은 길로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아내와 이혼 후 딸을 위하여 하와이 이민. 박재혁(이병헌) 아내는 대체 어떤 잘못을 했길래 양육권이 저렇게까지 갈린 것인가.
- 비행기 테러를 방지하기 위하여 비행기에 탑승한 항공 보안관. 영화 <논스톱>을 의식한 듯한 영화 내의 핑계도 재밌었다.
- 테러가 발생한 운 없는 곳에 있었을 뿐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실제 사건인 라스베이거스나 벨기에 총격 사건을 뉴스로까지 보여준다. 이 때 상당히 불필요한 장면들이라고 생각이 들더라. 영화가 주제에 벗어나 너무 많은 걸 다루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달까. 영화 <엘리펀트>, <케빈에 대하여> 이런 것들도 좀 떠오르더라.
- "선우를 사랑하는 감정과 다경이를 사랑하는 감정이 다른 색깔인데" 아저씨. 어딜 나와도 저 대사가 귀에 들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한 번 박힌 이미지란 정말 심하다. 이미지를 소모한 것도 아닌데 그만큼 그 배역에 찰떡이었단 거겠지.
- 반미, 반일 감정에 대하여 논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굉장히 노골적이고 영화적으로 필요했기에 그런 요소라고 느끼는 거는 아니지 않나 싶다.
- 앞으로 한재림 감독의 영화는 꽤나 기다려질 거 같다.
- <집으로 가는 길>에서 공무원들의 한심한 대처에 빡이 친 전도연이 이제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만 같다.
영화를 곱씹어 굳이 궁금하거나 이상한 장면을 꼽자면
- 테러범은 왜 시체가 있는 집 문을 잠그지 않고 열어놓은 채로 테러를 하러 공항에 갔는가?
- 하와이 가는 표는 저렇세 당일에 공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가?
- 공항에서 직원에게 폭언을 해도 공항 경비에게 잡혀가지 않는가?
- 몸 속에 숨긴 바이러스를 담은 특수 용기는 정말 공항에서 검사하여 잡을 수 없는가?
- 카드 안 쓰는 테러범이 공항에서 하와이 가는 결제를 현금으로 하는 씬이 궁금하다.
- 비행기가 빠르게 회전하는 와중에 과연 살아서 기장실까지 갈 수 있을까?
- 연료를 원래 왕복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충분히 넣는가?
CGV 오리 5관에서 관람하였다. G열이 눈 높이만 보면 아주 편하고 좋으나 스크린이 조금 작게 느껴질 수 있다. E~F열까지 가는 게 좀 더 보기에 알맞을 수 있다. CGV 오리는 확실히 모든 상영관이 다 매력있고 좋은 것 같다.
다음주부터 건물이 재공사가 들어가는지 한동안 휴관이라 한다. 너무 충격적이다. 오리 CGV 휴관은 10월까지 예정이며 CGV, 홈플러스, 1층 몇몇 상업시설을 제외하면 오피스로 전환하려는 공사를 시행하는 거 같다. 극장 새 단장이면 더 좋을 거 같은데 건물 새단장 때문에 영업을 못하는 지라 더욱이 아쉽다. 당분간 야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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